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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뚜레쥬르 알바생

뚜레쥬르 알바 후기 _ 첫째날 OT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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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레쥬르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약 3달이 지났다. 가장 큰 고비(?)인 크리스마스와 설 연휴를 지나고 이제 일도 손에 익어서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쯤이라 뚜레쥬르 알바생의 일상을 써보기로 했다. (그런데 일이 손에 익어도 집에 와서 뻗어버리는 건 크게 다르지 않다ㅎㅎ)

 

 

 

내가 일하는 곳도 이 곳과 유사한 외관 (출처 : 뚜레쥬르 공식 트위터)

 

 

 

복장

 

 

 

 

 기본적으로 반지, 귀걸이, 팔찌 등 악세서리 착용은 안된다.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빵을 만들지는 않지만, 포장하는 과정 등에서 빵을 만질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늘 비닐장갑을 착용하기 때문에 맨 손으로 만질 일은 없다.) 그리고 유니폼은 뚜레쥬르 공식 모자와 머리망을 사용하고, 유니폼 셔츠와 앞치마를 입는다. 놀라운 것은 적절한 사진을 첨부하려고 구글링을 해보니 뚜레쥬르 유니폼도 상당히 다양하다는 거다. 셔츠 종류도 사소하게 다 달라서 신기했다.

*모자, 머리망, 유니폼, 앞치마는 당연히 매장에서 제공해준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본인이 입은 유니폼은 집에 가져가서 빨아와야 한다.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일

1. 가장 먼저 하는 일, 빵 이름 외우기

 손님이 빵을 담아 계산대로 왔을 때 빵만 보고 빵 이름을 알아야 하고, 포스기에서 그 빵 분류를 찾아 들어가 찍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빵 이름 외우기, 빵 분류 외우기, 포스기에서 빠르게 빵 찾기 등을 익혀야 한다. 

 를 들면 손님이 가져온 빵을 보고 단팥빵이구나! 하고 -> 포스기에서 단팥빵의 상위중분류인 일반빵 클릭 -> 그 일반빵 표 안에 있는 단팥빵을 얼른 찾아 클릭하는 식이다. 또 다른 예로 옥수수 범벅을 가져오시면 크림빵 클릭 -> 크림빵분류 내에 있는 옥수수범벅을 눈으로 찾아 클릭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상식적으로 크림이 들면 다 크림빵에 있다면 외우기보다 상식으로 하면 되는데, 슈크림빵은 일반빵에 후레쉬크림빵은 크림빵에 있는 등 예상과는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분류를 외워 줄 필요가 있다. 또 우리 매장 같은 경우 슈크림소보로와 단팥소보로의 외형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빵만 보고 무슨 빵 이름을 맞추도록 외워야 한다. 케이크는 네임택이 있기 때문에 크게 외울 필요가 없지만, 버터케이크에는 종류가 매우 많기 때문에 포스기에서 눈으로 빠르게 훑어 이름을 찾아내야 한다. 

 

2. 포스기 사용법 익히기

 현금결제, 카드결제를 기본으로 카카오페이결제, 제로페이결제, 상품권결제, CJ기프트카드결제, MMS기프티콘결제 등이 있다. 그리고 매 달 카카오페이로 2만 원 이상 결제 시 5천 원 할인(현재는 종료됨)이라던가 현대 M포인트 50% 사용 가능 이벤트(2020.1월 현재 가능)가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결제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뚜레쥬르는 통신사 할인이 가능하고 카드사마다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CJ ONE 적립도 되기 때문에 계산 과정에서 질문할 거리가 많다...ㅎㅎ 손님일 때는 몰랐다가 알바생이 되니 결제방법이 이렇게 복잡하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포스기는 며칠만 해보면 기계적으로 하게 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 매대 관리

 손님들이 왔다 가시면 혹시 어지러져 있는 매대는 없는지 체크하고 품절 난 빵의 경우 매대와 네임택을 정리한다. 빵이 다 나간 나무판이나 냉판은 빵가루를 털고 씻어서 정해진 자리에 정리해둔다. 배달의 민족 같은 배달어플을 통해 배달도 하는 매장이라면 그 배달 사이트에 들어가 당일 품절 체크를 한다. 롤케이크 파운드 케이크 샴페인 등은 매대에 나가 있는 제품이 나가면 재고를 채운다. 

 

4. 음료 만들기

 커피 제조, 스무디 제조, 기타 음료 제조 등을 한다. 매뉴얼이 있어서 저울과 눈금을 이용해 하면 되지만 처음에는 여러번 직접 실습해봐야 한다. 특히 따뜻한 라테류를 만들 때에는 우유를 데우면서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생각보다 이게 까다로와서 여러번의 실습이 필요하다.

 

5. 미들 타임에서 하는 일

 빵집은 소문대로 오픈 타임과 마감 타임이 제일 바쁘다. 미들 타임이 그나마 그중에 가장 여유(?) 있는 편인데, 나는 현재 미들 타임을 맡고 있다. 미들 타임은 상대적으로 덜 바쁘기 때문에 부족한 것들을 채우는 일을 한다. 종이봉투, 비닐봉투, 각종 포장봉투를 비롯해서 케이크 상자, 음료컵 뚜껑, 빨대, 티슈, 생일 숫자 초, 초, 칼 등을 비롯해서 그냥 빵 집안에 있는 모든 종류를 다 채워야 한다. 

 두 번째로는 냉판 닦기이다. 기사(빵을 만드는 분)가 다음날 아침 빵을 구워 낼 냉판을 닦고 노루지를 깔아 쌓아 두는 일을 한다. 손님이 없는 사이사이에 하는 일이다. 세 번째로는미들 타임은 일찍이 포장하면 눅눅해질 수 있는 파이 패스트리류의 빵을 포장한다. 또한 이 외에도 앞 타임에서 완료하지 못한 빵 포장을 모두 마무리하면 된다. 

 

6. 그 외

 이 외에도 설거지는 기본이고, 바게트 손님의 경우 기계를 이용해 바게뜨 잘라드리기, 생크림 구매고객에게 생크림 짜서 담아드리기, 매장 이용 손님의 경우 빵 데워드리기, 테이블 정리, 브라우니 다 나가면 실온 해동 후 포장, 해가 지면 간판 등 켜기 등을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바쁘다. 빠르게 움직여야 내 시간대에 할 일들을 다 끝내고 뒷타임에 피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다.ㅎㅎ 

 

 

진상 손님 유형

1. 봉투 50원인데 필요하신 가요? 

 환경규제에 따라 꼭 봉투값을 받아야 하고, 이런 질문을 하지 않고 그냥 봉투에 담아 줄 경우 과태료를 물게 된다. 한낱 아르바이트생으로서는 당연히 시키는 대로 이런 질문을 해야 하는데, 일부 손님들은 꼭 불만을 표하고 가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그래도 봉투값을 받아온 지 좀 되다 보니 왜 봉투값 받냐고 그냥 주라고 떼쓰는(?) 경우가 줄어들었지만, 봉투 50원인데 필요하시냐는 질문에 "그럼 내가 이걸 손에 다 들고 가야겠냐!"며 버럭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면 뭐라 설명하거나 대꾸하기가 애매해지고 당황스럽다. 

 

2. 그 빵 있잖아요! 하면서 빵 이름은 모르는 손님

 물론 손님이 세세하게 빵 이름을 외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자신이 먹었던 빵을 대략적으로 설명하는데, 설명하는 것과 같은 크림이 들어가거나, 치즈가 들어가는 빵이 생각보다 많아서 설명만 듣고 알아채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가게가 그렇게 크지 않는 경우도 생각보다 그 안에는 빵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고, 아르바이트생이 모든 빵을 먹어본 게 아니기 때문에 먹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빵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평일 아르바이트생이라면 주말에 추가로 3~4가지 더 나오는 빵 종류는 전혀 모르는 경우가 있다. (다른 빵집에서만 파는 빵을 물어보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이런 경우 대게 주말에 오신 거냐 주말에만 더 나오는 빵이 있어서 그거일 수도 있겠다거나 우리 빵집 빵이 아닌 것다고 말씀드리면서 친절하게 응대하면 된다. 그런데 왜 못 알아듣냐고 인상 쓰면서 궁시렁대는 부류가 있는데, 신기하게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그런 손님의 얼굴은 또렷하게 기억하게 된다ㅎㅎ 내 경험상 그런 분들과는 말을 많이 섞지 않는 게 최선... (이런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충분히 진상이 될 여지가 많다.) 

 

3. 음료 손님의 경우, 음료를 가져다줄 때까지 일부러 못 들은 척

 지점마다 다르겠지만 혼자서 일하는 경우가 많고, 테이블이 있는 매장은 드시고 가시는 음료 고객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빵 포장, 빵 계산 외에도 여러 잡다한 일들을 하면서 동시에 음료도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이 음료는 "아메리카노 2잔 나왔습니다."로 안내하면 손님이 직접 가져가시는 방식이다. 그런데 꼭 손님 중에는 가져다줄 때까지 3번 4번 안내를 해도 못 들은 척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충분히 이 안내를 듣지 못할 수 없는 거리에 있었다..) 이런 경우 어쩔 수 없이 가져다 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티 종류의 경우 너무 우러나면 써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올 때까지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다.) 웃으며 음료 나왔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이다. 

 

4. 남는 빵 없냐며 서비스 달라고 조르는 손님

 계산대 옆에는 빵 냉판을 두는 곳이 있다. 그 위에는 매대 칸이 모자라 미처 진열하지 못한 빵들이 있는데, 빵이 나갈 때마다 매대에 채우기 위해 이곳에 빵을 두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일하는 동안에는 총 3~4번 정도 저기 빵 좀 주면 안 되냐고 조르는 손님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매우 당황했지만 알바생일 뿐이라 내 권한이 아니고, 매대 빵이 다 나가면 진열하는 빵이라고 친절히 설명해 드렸지만, 사장 모르게 좀 달라고 다른 손님 계산도 방해하면서 조르는 손님이 있었다. 내가 아무리 가게 주인이 아니라지만 이런 손님은 정말 어이없다. 

 

 이 외에도 매사에 반말을 한다거나 이어폰을 끼거나 통화를 하면서 질문에 대답을 안 하는 손님 등 다양한 진상의 유형들이 있지만, 생각보다 친절한 고객들이 훨씬 많다. 잠시 있는 계산대에서도 웃으면서 대답해주는 손님들도 생각보다 많고, 들어오면서 크게 인사해주거나, 새해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먼저 인사하시는 손님들도 있었다. 그리고 친절하게만 한다면 처음 일을 시작해서 버벅대거나 할 때에는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이해해주는 분들이 많아 놀랐다. (나는 대체 어떤 손님이었나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ㅎㅎ) 

 

 그래도 아무래도 빵집에서 일하다 보니 빵이나 케이크를 먹을 기회가 많다. 다음에는 2020 뚜레쥬르 신상 빵과 그동안 먹어보았던 메뉴 중 뚜레쥬르 추천 BEST빵 콘텐츠를 만들어 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