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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뚜레쥬르 알바생

뚜레쥬르의 여름_빙수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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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국산팥뿍인절미빙수>, <애플망고코코빙수>, <베리코코빙수>

 

햇볕은 쨍쨍, 빙수판매 반짝

 올 여름은 특이하게 장마가 매우 길었다. 그래도 비가 그친 이후 쨍쨍한 여름이 시작되면서 뚜레쥬르에는 빙수지옥이 열렸다... (물론 알바생 한정 지옥이다ㅎㅎ) 나는 살면서 빵집에서 단 한 번도 빙수를 사먹어 본 적이 없는데 다들 웨그레?..... (설빙 가 설빙...)

 

 내가 근무하는 뚜레쥬르는 시내가 아닌 주택가에 위치해서 일요일 저녁이면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하지만 여름엔 예외, 어제인 일요일 저녁 6시간 동안 장장 25개 정도의 빙수를 만들었다. 물론 빙수만 했다면 '그정도야 괜찮지 않나?'할 수 있지만, 그 와중에 카운터 계산, 빵매대 청소 및 정리, 각종 스무디, 쉐이크, 커피 등 음료만들기,  설거지, 청소기돌리기, 매장 전체 밀대질, 행주빨기, 커피머신청소 등도 모두 다 해야했다.. 근무인원은? 나 1명..^^ 물론 사장님이 도와주기도 했으나, 어디까지나 도저히 카운터에 갈 수 없을 때 계산하는 정도일 뿐, 거의 혼자 다 해내야 했다... 당연히 매장내를 경보 혹은 뛰어다녀야 한다. 

 

 이제 뚜레쥬르 알바를 하면서 사계절을 다 보내본 바, 여름이 가장 힘들다고 확신할 수 있다. 특히 그냥 일해도 유니폼이 땀으로 젖는데, 마스크까지 끼고 일을 하려면 정말 찜질방에 온 기분이다. 일하는 매대 쪽은 특히나 기계들 때문에 훨씬 덥다. 전기세 때문에 매장 내에 손님이 없으면 빵 매대 쪽에만 에어컨을 켜고 (크림이 녹거나 상하기 때문에 매대쪽은 에어컨이 필수다), 다른 에어컨들은 다 끄기 때문에 사실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서서 계산만 해도 덥다.. 땀을 뻘뻘흘리며 일하다 뛰어와서 계산을 하니, 어떤 손님은 수고가 많다며 손에 들고 있던 박카스를 주고 가신 적도 있다ㅎㅎ

 

 휴식시간은 물론이고 물마실 틈도 거의 없이 6시간을 내내 일하면 51,450원, 시급은 당연히 8,590원이다. 주 15시간만 넘으면 아르바이트생도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꼭 14시간 단위로 모집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런일은 없다ㅎㅎ (일을 오래하게 되면 대타로 나와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그러다보면 주 20시간, 월80시간씩 일하게 되도 처음 계약은 주14시간이었기 때문에 시급만 계산해 줄 뿐 주휴수당은 주지 않는다.) 

 

 요즘들어 더 드는 생각인데, 너무 일을 잘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해야할 것은 하되, 너무 애쓰면서 다 해내려고 하면 안된다. 원래 빵집알바는 다 바쁘지만, 만약 내가 일하는 시간 내내 물마실 틈도 없고,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며 일해야 할 정도라면, 그건 사장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을 하나 더 쓰던가, 혹은 자기가 전면에 나서서 일해야 맞는 상황인거다. 나도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시간이 비면 재고를 채워넣거나 다른 타임에서 해야하는 일들을 덜어주기 위해 계속 움직이고 일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적당히, 속도조절도 해가면서 하려고 노력중이다. 피해주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너무 애쓰다보니 현재 이 지경(?)까지 온 것 같은데, 요즘은 '너무 무리해서 하지 말자' 항상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일하고 있다. (최근은 예외다. 그냥 빙수만 갈아도 너무 바쁘다ㅎㅎㅎ)

 

빙수추천?

베리코코빙수는 뚜레쥬르본사에서 가져오는 베리코코포션이 썩 많이 달지 않다는 평이 많다. 그래서 원래 제조법에는 없는 연유를 따로 넣어주기도 하는데, 그건 매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베리코코빙수는 딸기를 지독하게 좋아하는게 아니라면 그냥 패스해도 좋다. 가장 잘나가는 메뉴는 단연 팥인절미 빙수. 망고빙수도 꽤 잘나간다. 팥인절미는 8,700원, 망고빙수는 9,500원으로, 가격도 만원미만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먹기 좋다. (설빙처럼 치즈가 올라간다거나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설빙정도의 퀄리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